
산불이 나면 물이 있는 계곡으로 피해야 할까?
영남 지역에서 확산한 대형 산불이 26명의 목숨(27일 오전 6시 기준)을 앗아간 가운데, 산불과 맞닥뜨렸을 때 ‘어떻게 해야 안전하게 피할 수 있을까’ 궁금해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. 이번 사태에서 보듯 산불 피해는 더 이상 ‘남의 일’이 아니고 성묘객들이 산으로 몰리는 4월5일 한식도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.
27일 산림청과 소방청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, 산행이나 캠핑 중에 산에 불이 난 것을 목격했다면 일단 산불의 진행 경로에서 벗어나 산불보다 낮은 장소로 대피해야 한다. 보통 불은 산 아래부터 정상으로 번진다.

산불이 어디서 다가오는지를 파악한 뒤에는 불길을 등지고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논, 밭, 공터 등 주변이 막히지 않고 탁 트인 곳으로 이동한다. 논, 밭, 공터 등 안전지대가 없을 경우 활엽수가 자라고 있는 산림지역으로 대피하는 것도 방법이다. 수분 함량이 높은 활엽수가 불을 견디는 능력이 침엽수에 견줘 높기 때문이다. 불에 잘 타는 소나무 등 침엽수가 있는 쪽은 가능한 피해야 한다. 전화로 119나 112에 산불 신고를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.
경북 영양군에서는 화마를 피해 계곡에 몸을 담그고 있다가 간신히 구조된 주민도 있었지만, 일반적으로 산불로부터 대피할 때 계곡 방향은 피해야 한다. 물이 흐르는 계곡은 안전해 보이지만 되레 위험할 수 있다. 지형이 움푹 파여서 연기가 모여 쌓일 가능성이 크고 산 위에서 떨어진 낙엽들이 쌓여 있는 점도 위험 요소다. 계곡 대신 가능하면 활엽수가 있는 구간을 따라 신속히 산에서 내려와야 한다.

미처 대피하지 못한 경우에도 당황하지 말고 주변에 낙엽, 나뭇가지 등을 제거한 뒤 낮은 자세로 엎드려 얼굴을 가리고 불길이 지나가거나 구조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.
신윤동욱 기자 syuk@hani.co.kr